오늘하루

놀이 1. "진돌"에 대해서

achivenKakao 2006. 11. 20. 07:01

출처 : https://blog.naver.com/bruceforme/10002484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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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부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까지 부산에서 자랐고, 대학을 "건대"로 진학하면서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그래서 내 놀이 문화는 그 방식(룰)이 부산 기준이다.

 

KBS의 화요일 프로그램 중 "상상 Plus - Old & New"가 있는데 "정형돈"군이

어릴 적에 했던 놀이라며 "진돌"얘기를 했다.

다른 출연자들은 전혀 모르는 놀이였다.

대체적으로 다망구(다방구? 기타 명칭이 참 지역마다 약간씩 다른 듯한데...)는

거의 아는 놀이였고, 오징어-달구지(부산에선 이렇게 불렀다) 등의 놀이도 다들 아는 듯했다.

그럼 "진돌"은 부산에서만 한 놀이일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나만해도 서울 친구들은 그런 놀이를 몰랐으니까.

그래서 "진돌"이란 놀이를 간단히 소개하고 싶다.

"진돌"은 산만한 전쟁놀이가 아니라 규격화된 전쟁게임 정도라 보면 좋다.

 

1. 명칭 : 진돌

2. 참가 가능 인원 : 4인 이상 무한대.

    (2명이서 해도 되긴 하지만 재미가 없다. 이럴 땐 그냥 장기나, 바둑을 두자)

3. 놀이 방법 :

    ㄱ) 두편(편의상 A,B로 표현하자)으로 나눈다

    ㄴ) 각각 양팀은 "진"을 정한다. 이 때 진은 "진영", 또는 "본부"의 개념으로  진이 적편에게 침략되면(? 너무 거창한 표현이나 표현력이 딸리는 관계로) 최대 실점을 하게 된다.

         "진"은 보통 전봇대를 이용했고  두 "진" 사이는 너무 가깝지 않게 정해야 한다.

    ㄷ) 기본 배점 : 처음 시작할 때 기본 점수를 정한다. 10점이건 20점이건 기본 점수를 놀이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갖게 된다.

    ㄹ) 점수 얻는 방법 :

         1) "진(전봇대)"의 점수는 무한대이다.

         2) A팀 공격자가 상대 B의 "진"을 아무 제약도 받지 않고 터치 하면 '터치한 사람'은 100점을 얻게 된다.

             이 때 터치 하는 사람은 "진돌"이라고 외쳐 점수를 얻은 것을 알린다. 그리고 터치한 사람이 돌아가 자기 진을 다시 한번 짚고 와야하며, 이때 국물마신다고 한다(이 표현은 잘 모르는 표현이다.) 진을 짚고 오기 전까지는 누가 쳐도 점수를 빼앗기지 않는다.

         3) A팀의 공격자가 상대편 진을 터치할 때 진을 지키는 B의 지키미가 진을 잡고 A의 공격자를 먼저 터치해 방어 하면, B의 지키미는 점수를 50점 얻는다.

             만약, B의 지키미가 진을 잡고 있지 않은 경우는 B 지키미의 개인 점수와 A 공격자 개인 점수를 비교해 높은 점수의 사람이 50점 얻는다.

         4) 공격에 나설 때 "진"과 상관없이 상대팀의 사람을 터치하면 두 사람중 개인 점수가 높은 사람이 50점 얻는다. 이 때 두 사람의 개인 점수가 같을 경우 가위,바위,보 로 정하고 이긴 사람이 30점 얻는다.

         5) 점수는 합산이 가능하다. 즉, 같은 팀 두 명이 손을 잡고(붙어만 있으면 된다, 꼭 손 잡지 않아도, 발이 붙어있어도 좋고...^^) 공격하거나 수비할 경우 상대편과의 우위관계는 합한 점수로 따진다.

           '50점' 영철이와 대적하기 위해서 '30점'인 나는 우리팀 30점 훈이와 공동 전선을 펼 칠 수 있다. 훈이와 손잡고 뛰어가서 영철이를 터치하면 나와 훈이는 합계 60점으로 영철이 보다 점수가 높아 동시에 50점씩 얻는다. 

         6) 본인의 점수가 바뀔 때 마다 큰소리로 자신의 점수를 알린다. 그리고 자신의 진을 짚어 국물(?)을 마신다.

         7) 지쳐 하기 싫어질 때까지 놀이를 계속하되(옛날 우리 놀이에선 시간제라는 개념이 없었다) 최종에서는 모든 선수들의 합산 점수가 팀의 승패를 가른다.

         8) 진을 지키면서 상대 진을 동료들과 합심하여 최대한 많이 공격(터치)할 수록 이기며, 나보다 점수가 높은 상대편의 공격은 최대한 멀리 도망가서 잡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놀이의 "주 방식"이다.

    ㅁ) 주의 사항 : 과도한 점수 욕심으로 종종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 때는 그만 놀던지, 주위에서 잘 말리던지 해야한다. 

 

 

 

나는 여자인데 이 진돌 놀이는 사실 남자아이들의 놀이와 진배 없었다.

어릴 적, 이 진돌에 껴 놀기 위해 참 많이 애썼던거 같다.

남자아이와 손잡고 공동전선을 펴기도 어려웠고(어릴 때 아니면 언제 그렇게 허물없이 남자 손잡을 기회가 있다고, ㅠ.ㅠ.. 그 땐 그걸 몰라서 손잡고 노는 것을 무지 쑥스러워 했던 기억이....@.@)

잘 끼워주지도 않으려 했지만, 워낙에 성격이 괴팍스럽고 사내아이(?)같아서(아니면 출중했던 내 미모로???) 그래도 결국엔 같이 놀았다.

생각해보면 인원수가 모자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끼워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엄마가 부르러 올 때까지, 주위가 어둑어둑해지고 까만 어둠이 내려 앉은 후에도 별빛과 달빛을 횃불삼아  그렇게 놀았던 옛 시절이 그립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놀이를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