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한번 식힐까?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 TOP 30

achivenKakao 2007. 8. 23. 03:31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가 운영하는 음악웹진 '이즘(IZM)'은

최근 대중음악 전문가 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 TOP 30'을 선정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이 절대적인 평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다시 가사를 곱씹어보면서 어느정도 공감은 해본다.







1. 서른즈음에
     작사: 강승원 / 작곡 : 강승원 / 노래 : 김광석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2. 말달리자 
     작사: 이상혁 / 작곡 : 이상혁 / 노래 : 크라잉넛

 

살다보면 그런거지 우후 말은 되지
모두들의 잘못인가난 모두다 알고있지
닥쳐
노래하면 잊혀지나 사랑하면 사랑받나
돈많으면 성공하나 차있으면 빨리가지
닥쳐 닥쳐 닥쳐 닥쳐 닥치고 내말 들어
우리는 달려야해 바보놈이 될순없어
말달리자말달리자 말달리자 말달리자 말달리자


이러다가 늙는거지 그땔위해 일해야해
모든것은 막혀있어 우리에겐 힘이 없지
닥쳐
사랑은 어려운거야 복잡하고 예쁜거지
잊으려면 잊혀질까 상처받기 쉬운거야
닥쳐 닥쳐 닥쳐 닥쳐 닥치고 내말들어
우리는 달려야해 거짓에 싸워야해
말달리자







3. 교실이데아 
     작사 : 서태지 / 작곡 : 서태지 / 노래 : 서태지와 아이들

 


됐어 됐어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그걸로 족해 족해 족해 족해 족해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막힌 막힌 사방이 막힌 널 그리곤 덥썩 우릴 먹어삼킨
이 시꺼먼 교실에서 내 젊음을 보내기는 너무 아까워


좀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 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더 잘난 네가 될수가 있어

왜 바꾸진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됐어 됐어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그걸로 족해 족해 족해 족해 족해

국민학교에서 중학교로 들어가면 고등학교를 지나
우릴 포장센타로 넘겨 겉보기좋은 날 만들기 위해

우릴 대학이란 포장지로 멋지게 싸 버리지

이젠 생각해봐 대학 본 얼굴은 가린채

근엄한척 할 시대가 지나버린 걸

좀 더 솔직해 봐 넌 알수 있어


좀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 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더 잘난 네가 될수가 있어
왜 바꾸진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왜 바꾸진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됐어 됐어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3. 왼손잡이

     작사: 이적 / 작곡 : 이적 / 노래 : 패닉

 

나를 봐
내 작은모습을
너는 언제든지 웃을수 있니


너라도 날 보고 한번쯤

그냥 모른척 해줄순 없겠니

하지만 때론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나같은 아이 한둘이 어지럽힌다고

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그런 눈으로 욕하지마
난 아무것도 망치지않아


난 왼손잡이야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5. 마법의성 
     작사: 김광진 / 작곡 : 김광진 / 노래 : 더 클래식

 

믿을수 있나요.
나의 꿈속에서 너는 마법에 빠진 공주란걸--
언제나 너를 향한 몸짓엔 수많은 어려움 뿐이지만.

그러나 언제나 굳은 다짐뿐이죠. 다시 너를구하고
말거라고 두손을 모아 기도했죠 끝없는 용기와
지헬달라고--
마법이 성을지나 늪을건너 어둠의 동굴속 멀리 그대가
보여- 이제 나의 손을 잡아보아요.
우리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죠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















5. 라구요 
     작사: 강산에 / 작곡 : 강산에 / 노래 : 강산에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고향 생각나실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남은 인생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7. 타타타 
     작사: 양인자 / 작곡 : 김희갑 / 노래 : 김국환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앞도 모두몰라 다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날은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음 어허허

산다는건 좋은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한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살면 무슨재미
그런게 덤이잖소





















8.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작사: 양희은 / 작곡 : 이병우 / 노래 : 양희은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것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것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못할 사랑을 만나고
잊지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것같아










8. 바람이분다

     작사: 이소라 / 작곡 : 이승환 / 노래 : 이소라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것 같아 이미 그친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것 같아 다 알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뤄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10.환상속의 그대 
       작사 : 서태지 / 작곡 : 서태지 / 노래 : 서태지와 아이들

 

결코! 시간이 멈추어 줄 순 없다 요!
무엇을 망설이나 되는것은 단지 하나뿐인데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

단지 그것 뿐인가 그대가 바라는
그것은 아무도 그대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나 둘 셋 LET'S GO 그대는 새로와야 한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꾸고 새롭게 도전하자.

그대의 환상.그대는 마음만 대단하다.
그마음은 위험하다 자신은 오직
꼭 잘될거라고 큰소리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대가 살고있는 모습은 무엇일까.

세상은 요! 빨리 돌아가고 있다
시간은 그대를 위해 멈추어 기다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대의 머리위로 뛰어다니고
그대는 방 한구석에 앉아
쉽게 인생을 얘기하려 한다.

환상속에 그대가 있다.
모든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11.거위의 꿈 
       작사 : 이적 / 작곡 : 김동률 / 노래 : 카니발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지쳐 남루하여도
내 가슴깊숙히 보물과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11.수필과 자동차 
       작사 : 정석원 / 작곡 : 정석원 / 노래 : 015B

 

영화를 보곤 가난한 연인

사랑얘기에 눈물 흘리고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되고파할때도 있었지

이젠 그사람의 자동차가
무엇인지 더 궁금하고

어느곳에 사는지
더 중요하게 여기네

우리가 이젠 없는건
옛친구만은 아닐거야

더큰것을 바래도
많은꿈마저 잊고살지

우리가 여태 잃은건
작은것만은 아닐거야

세월이 흘러갈수록
소중한것을 잊고살잖아@

버스정류장 그아이의
한번눈길에 잠을 설치고

여류작가의 수필 한편에
설레어할때도 있었지

이젠 그사람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더 궁금하고

해외여행 가봤는지
중요하게 여기네

우리가 이젠 없는건
옛친구만은 아닐거야

더큰것을 바래도
많은꿈마저 잊고살지

우리가 여태 잃은건
작은것만은 아닐거야

세월이 흘러갈수록
소중한것을 잊고살잖아@

우리가 이젠 없는건
옛친구만은 아닐거야

더큰것을 바래도
많은꿈마저 잊고 살지

우리가 여태잃은건
작은것만은 아닐거야

세월이 흘러갈수록
소중한것을 잊고 살지

나나나나나 나나나

 

 

 

 


11.애모 
       작사 : 유영건 / 작곡 : 유영건 / 노래 : 김수희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싶어라
세월의 강너머
우리 사랑은
눈물속에 흔들리는데
얼만~큼 나 더살아야
그대를 잊을수 있나
한마디 말이~
모자라서 다가설수
없는 사람아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대 등뒤에 서면
내~눈은 젖어드는데
사랑때문에 침묵해야할
나는 당신의 여자
(당신의 여자)
그리고 추억이 있는~한
당~신은 나의 남자요@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대 등뒤에 서면
내~눈은 젖어드는데
사랑때문에 침묵해야할
나는 당신의 여자
(당신의 여자)
그리고 추억이 있는~한
당~신은 나의 남자요
당~신은 나의 남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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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www.izm.co.kr/  특집기획기사中 ]

 



우리는 대중가요의 멜로디와 리듬을 즐기지만 그 못지않게 노랫말에도 감동을 받습니다. 노랫말이 감정을 자극해서 특정한 곡을 더욱 사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빼어난 상상력으로 뽑아낸 가사, 시대를 사는 우리의 정서를 압축하고 있는 가사는 음악수요자들의 가슴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대중가요들 가운데 가사가 빼어난 곡으로 뭐가 있을까요. 대중음악역사 전체에서 고르자면 무수히도 많겠지요. 하지만 '1990년 이후' 발표된 곡으로 시점을 한정하면 우리 세대가 좋아했던 노랫말로 어떤 곡이 있었는지 그 대강의 가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취지 아래 이즘(IZM)은 오픈 6주년을 맞아 '우리를 흔든 노랫말 톱30'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방장 임진모, 편집장 이대화, CBS 작가 소승근, EBS 작가 안재필, 음악평론가 배순탁을 비롯한 이즘의 필자들 22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는 외부의 음악전문가들 20명도 참여해 모두 42명이 도와주셨습니다. 외부에서는 구자형, 이영미, 성우진, 박준흠, 성기완, 박은석, 김작가(이상 평론가)와 고민석, 민일홍, 남태정(이상 방송 PD) 등 음악계 종사자들이 설문에 응해주셨습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래 표 참조)

앙케트 방식은 먼저 이즘의 필자들이 자유롭게 고른 뒤에 다수 언급된 곡 50여곡을 추렸고 다시 42명 설문참여자가 여기서 그리고 여기에는 없지만 베스트로 생각하는 10곡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간단한 선정이유도 주문했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표를 많이 얻은 30곡을 집계해 '톱30곡'을 정했습니다. 2회로 나눠 게재하겠습니다. 먼저 16위에서 30위까지, 다음에는 1위에서 15위까지입니다. 우리 시대의 좋은 노랫말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시고 설문결과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공동 16위 (4곡, 9표)
입영열차 안에서
(작사: 박주연 / 작곡: 윤상 / 가수: 김민우)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보여주긴 싫었어 / 손 흔드는 사람들 속에 그댈 남겨두긴 싫어 / 삼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댄 나를 잊을까 / 기다리지 말라고 한건 미안했기 때문이야'
'군대'는 우리나라 남성들의 인생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더불어 한창 사랑에 눈 뜰 때에 긴 이별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소중한 사람을 남겨두고 새로운 세계로 가야하는 남자들이나, 그런 남자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여자들의 가슴을 모두 울렸던 가사.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작사: 김창기 / 작곡: 김창기 / 가수: 동물원)
'그렇듯 더디던 시간이 우리를 스쳐 지난 지금 /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지 /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때 나는 허탈한 어깨 짓으로 /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
일기, 혹은 수필처럼 나긋나긋한 노랫말에서 커다란 진실이 느껴진다.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면 남자는 진공상태에 들어간다. 음악잡지 '프라우드' 기자 이민희. “다 큰 어른들의 진짜 속내. 현실의 마디에 잠복해 있는 서글픈 아름다움.”


(작사: 조용필 / 작곡: 조용필 / 가수: 조용필)
'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 / 괴롭고도 험한 이 길을 왔는데 /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 그 누구도 말을 않네'
1990년대 이후에 성장기를 거친 젊은이들에게 서울은 낯설지 않은 도시다. 그러나 그 이전에 꿈을 이루러 대도시로 올라온 사람들에게 서울은 고향의 반대 개념일 뿐이다. 아직 명절마다 '고향에 내려가는' 어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다. '고향의 향기 그리면서...'


어머님께 (작사: 박진영 / 작곡: Ellio, 2pac / 가수: god)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 자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던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거짓말을 돌아보게 만드는 자식들의 반성문”(박혜화 MBC 라디오 PD) 당시 신인의 등장보다 더 화제가 되었던 가사. 세상 모든 부모님께 바치는 송가가 되었다.




● 공동 20위 (4곡, 8표)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작사: 예민 / 작곡: 예민 / 가수: 예민)
'흐르는 냇물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 /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네 / 노을빛 냇물위엔 예쁜 꽃 모자 떠가는데 / 어느 작은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얘기'
서태지와 아이들이 음악계를 뒤흔들던 때인 1992년, 감성을 자극하는 가사로 라디오 스타가 된 예민의 노래다.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오르게 할 만큼 아름다운 동화를 사람들의 가슴에 심어주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맑은 서정이 느껴진다.


머피의 법칙 (작사: 강은경, 이승호 / 작곡: 이승호 / 가수: DJ DOC)
'세상 모든 게 다 내 뜻과 어긋나 힘들게 날 하여도 / 내가 꿈꿔온 내 사랑은 널 위해 내 뜻대로 이루고 말테야'
지극히 솔직하면서도 다분히 악동의 느낌을 담고 있다. 디제이 디오씨가 아니었다면 이만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가수와 노랫말이 찰떡궁합을 이룬다. 일이 풀리지 않아 지친 사람에게 유쾌함을 불어넣어주는 노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작사: 유희열 / 작곡: 유희열 / 가수: 토이)
'그것만 기억해 줄 수 있겠니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가끔 널 거리에서 볼까봐 / 초라한 날 거울에 비춰 단장하곤 해'
유희열은 차마 말하지 못한 개인의 경험을 유려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퇴짜가 익숙해질 무렵, 이 노랫말도 입에 붙어 있었다.”(엄재덕, 이즘 필자) 아마 이 곡을 사랑하는 사람들 역시 그럴 것이다.



청춘98 (작사: 차승우 / 작곡: 차승우 / 가수: 노브레인)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해 보리라 / 맨땅에 헤딩하리라 / 난잡한 굉음 속에 녹아들어 보리라 / 사정없이 사정하리라'
“절박함 속에서 빛나는 직설의 의지. 문어체 가사와 은유로 빛나는 잡놈들의 송가. 가진 것 없고, 잃을 것 없는 청춘들의 외침을 이렇게 잘 드러낸 노래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다.”(김작가 음악평론가)






● 공동 24위 (3곡, 7표)
잘못된 만남 (작사: 김창환 / 작곡: 김창환 / 가수: 김건모)
'그제서야 난 느낀 거야 모든 것이 잘못돼있는 걸 / 너와 내 친구는 어느새 다정한 연인이 돼있었지'
최근 유영석이 모 방송에서 한 고백으로 실화임이 밝혀졌던 '잘못된 만남'. 김건모라는 브랜드와 스피디한 멜로디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신세대다운 가사로 역사상 최고 블록버스터 히트의 반열에 선 노래다.




무지개 (작사: 김창완 / 작곡: 김창완 / 가수: 산울림)
'네가 기쁠 땐 날 잊어도 좋아 / 즐거운 땐 방해할 필요가 없지 / 네가 슬플 땐 나를 찾아와 줘 / 너를 감싸 안고 같이 울어 줄께'
음악의 역할 중 하나가 '위로'라면, 그 역할에 가장 충실한 노래다. 녹록치 않은 삶을 겪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심어린 포옹에 어린아이처럼 목 놓아 울어버리고 싶은 느낌을 준다.



슈퍼스타 (작사: 이한철 / 작곡: 이한철 / 가수: 이한철)
'괜찮아 잘 될 거야 /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 괜찮아 잘 될 거야 /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광고에 삽입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그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충분히 좋은, 희망을 건네준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밝은 응원가!






● 공동 27위 (4곡, 6표)
아버지와 나 Part 1 (작사: 신해철 / 작곡: 신해철 / 가수: 넥스트)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물보다 진한 피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진지하게 그린 곡. 부모님에 대한 무조건적인 효도를 강요하는 도덕 교과서 이면의 실제적인 고민을 읊조려 큰 공감을 일으켰다.


나 살던 고향 (작사: 곽재구 / 작곡: 정태춘 / 가수: 정태춘, 박은옥)
'환갑내기 일본 관광객들 / 칙사 대접 받고 그저 아이스박스 가득가득 / 등살 푸른 섬진강은 그 맑은 몸값이 / 육만엔이란다'
우리 시대의 음유시인 정태춘, 박은옥이 곽재구 시인의 <유곡나루>에 선율을 얹었다. 꽃 피던 고향이 매춘관광에 짓밟힌 현실을 개탄하는 강한 어조. '음악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을 깨우치고, 선동하고,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다'는 밥 말리의 명언이 다시금 떠오르는 노래다.


(작사: 하광훈 / 작곡: 하광훈 / 가수: 조관우)
'꿈이라도 좋겠어 그댈 / 느낄 수만 있다면 / 우연처럼 그댈 마주치는 순간이 / 내겐 전부였지만'
당시 '불륜'이라는 키워드를 적절히 공략했던 곡. 조관우의 애절한 미성과 금기를 건드는 가사가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여성들의 심사를 흔들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심리가 예술적으로 표출되어 있다.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작사: 김민규 / 작곡: 김민규 / 가수: 델리 스파이스)
'오 뒤틀린 발목 너널 너널해진 날개를 푸드덕거려도 보지만 / 날 수 없는 작은 새 한 마리를 누가 쳐다나 보겠어'
“'썩은 고양이 시체', '뒤틀린 발목' 같은 끔찍한 단어도 인디에서는 노랫말이 될 수 있다.”(윤지훈 이즘 필자) 스산한 언어의 극치. 언더그라운드 밴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사의 확장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