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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리뷰

achivenKakao 2009. 1. 25. 09:42
우선 이 책의 리뷰를 쓰기 전에는 저자를 좀 거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주제 사라마구인데, 1982년작 <수도원의 비망록> 으로 유럽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1998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 분은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계신다. <눈먼 자들의 도시> 에서도 이런 환상적 리얼리즘이 존재한다.

전체적인 세계관(초현실적인 설정이 있기 때문에 세계관이라는 말을 사용하겠다.)은 눈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이 돈다는 설정이다. 단, 주인공격인 의사의 아내만 제외하고.

정부는 이 전염병을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간주하여 병에 걸린 사람들을 어느 수용소(오래된 병원)에 가둬둔다. 그리고 군인이 수용소를 지킨다. 하루가 다르게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수용소에 가둬지는 사람도 늘어만 간다.

그런 사람들 중에 총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게 되고 그 사람들에 의하여 사람들은 음식과 성상납이라는 것에 유린당한다. 유린하는 무리들은 다시 의사의 아내에 의하여 죽임을 당한다. 의사의 아내는 화재를 일으켜서 그렇게 했으며, 그로 인하여 병원이 불타 버린다.

이쯤 되면 군인들이 와서 도와줄 법 한데, 도와주지 않는다. 그리고 병원이 불탔을 때 군인은 이미 온데간데 없다. 군인들 또한 맹인이 되어서 전부 사라진 것이다. 주인공 무리들은 다 타 버린 수용소를 뒤로하고 도시를 방황하게 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위와 같지만 책 속의 디테일은 직접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의 무서운 내면 심리와 본성을 다루는 부분들이 곳곳에 있어서 보는 내내 즐거울 것이다.

저자는 사회비판적인 구도로 바라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군대는 정부를 대변하는 것 같다. 책속에서 군대는 그저 수용소 사람들이 탈출하지 못하게 하는 구실만 해준다. 음식을 배달하는 일도 하는데, 그 일조차 아주 꺼려한다. 이는 현재의 정부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책임한 정부, 자기들만 살기 바쁜 정당들을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이러한 부분을 꼬집어서 말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다라는 대목에서..

주인공격인 의사의 아내는 일종의 메시아 적인 느낌도 있어 모든 일에 대하여 아주 사리분별 있게 행동하게 나온다. 하지만 그녀 또한 사람으로 마지막에 가면 자기 또한 맹인이 되어서 지금 이끌고 있는 무리들을 책임지는걸 덜고 싶어 한다는 말을 한다. 내면심리를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병원의 레지던트들은 너무 힘들 때 교통 사고 나서 병실에 누워있고 싶다고들 한다.ㅋㅋ)

사회는 맹인들로 들끓고 각종 오물은 길거리 아무데나 버려지고 시체는 부패하고 냄새는 맡지 못할 정도로 역하다. 눈이 보이지 않고 물이 없는 맹인들 또한 더럽고 지저분하기 그지 없다. 모두가 식량을 찾기위하여 하루하루를 방량생활을 하고 살고, 음식에 대한 지독한 소유욕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하나 더 보자면 이렇게 사회가 황폐화되고 더러워졌는데도, 사람들은 다시 거기에 적응을 하고 살아간다. 예전의 도덕이나 규범은 벌써 무시되고 새로운 도덕과 규범이 만들어진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람이란 존재의 적응력은 그 무엇에 비할 바가 아닌 것 같다.

전체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더럽다" . 씻지 못하는 맹인이 더럽고 그 사람들도 더럽고 정부조차 더럽다. 하지만 그 더러운 것에 적응을 하게 되면 책의 내용은 흥미진진해 질 것이다.

영화는 재미가 없다고 한다.(난 못 봤지만 재미 없다고들 하더라)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