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한번 식힐까?

[펌] 60세의 러브레터

achivenKakao 2005. 6. 30. 20:11
 

27세의 당신과 나 가난했지만 아파트 살림이 즐거웠어요.

37세의 당신 자식사랑이 끔찍해 집안은 항상 웃음으로 가득했어요.

47세의 당신 직장에 푹 빠져 항상 눈이 반짝거렸어요.

57세의 당신 회사의 부도와 정리해고의 찬바람을 맞고 있지만

           그래도 당신의 마음만은 따뜻합니다.

그런 지금의 당신을 나는 너무 좋아합니다.

M님 여 56세

 

 

"저 집을 나왔어요 "

순백의 스웨터를 입은 당신이 기차역에서 그 말을 했을때 난 당황했어.

나는 대학교 3 학년, 당신은 갓 스무살,

그 일년 전 공원 나무그늘에서 처음으로 입맞출 때부터

이 사람과 함께 살자고 내심 작정은 했었어.

하지만 얌전한 당신이 설마 일을 저지를 줄이야.

그로부터 벌써 35년,

요즘도 나는 하얀 가디건차림의 당신 꿈을 가끔 꿔

봄이 되면 그 기차역에 여행을 다녀오자.

우리의 추억의 공원에도 가보자.

지금도 나는 당신의 청춘이 저지른 엄청난 짓에 진심으로

감사해.

60세 Y님 남

 

 

당신에게 받은 편지에는 단 한 줄이 적혀 있었어요.

당신은 나의 태양이다.

그 편지를 보고 전 어쩌면 이런 건방진 사람이 있을까 했어요.

그런데 당신 집에 처음 놀러갔을 때 보고 말았어요.

"당신은 . . . . . . . ."

"당신은 . . . . . . . ."

이 한 마디만 적힌 편지지가 쓰레기통에 가득한 것을.

그 순간 당신의 마음이 느껴져 나는 저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당신은 내가 왜 우는지도 모른채 손수건을 내밀어 주셨지요.

그리고 벌써 32년

정말 궁금해요.

아직도 저, 당신의 태양인가요?

58세 K님 여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았지.

그리고 부모님이 권하시는 당신과 결혼했어.

작은 신혼방에서 별 재미도 없는 내 농담에

당신은 고개를 저으며 웃어주었어.

착하기만 하던 당신도 격한 감정을 보인 적이 있었지

서랍 안에 들어있는 옛날 여자의 수십통의 편지.

당신은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없애주세요." 라고 말했어

그때 느꼈을 당신의 아픔. 지금도 미안해

25년 동안 그 보상을 해줄 마음이었는데

도리어 미안한 일만 많이 만들고 말았구나.

54세 J님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