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사업 10년, 그래도 희망은 있다"...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사장 |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2004년 08월 30일 |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업체들이 200여개 되는데, 남아 있는 회사가 별로 없어요. 겨우 유지라도 하는 회사가 10여개밖에 안됩니다. 성공한 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구요. 10년이란 세월이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척박한 국내 SW 시장 환경에서도 지난 10년간 한우물만 파면서 낙오하지 않고 살아남은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사장. 그는 오는 9월 1일 지란지교소프트의 창립 10주년을 맞아 감회가 남다르다. 주위를 돌아보면 어느새 자신보다 고참인 SW기업 CEO를 찾아보기 어렵다. 맏형으로 불리는 안철수 사장도 업력만 놓고 보면 오 사장보다 한살 밑이다. 세상물정 모르는 대학생 시절, 단지 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란지교소프트를 설립한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강산도 바꾼다는 10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창업 당시와는 많은게 달라져 있다. 잘나가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본인 역시 아마추어에서 프로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있다. 사업에 임하는 자세다. "사업 초창기 가지고 있던 열정에는 변화가 없어요. 정직하게 이윤을 내야 한다는 마음가짐도 마찬가지구요. 힘들다고 해서 후회하거나, 다른 길을 모색하려 했던 적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SW사업은 아직도 저에게는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오 사장은 창업이후 지금까지 SW 사업가의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물론 아쉬웠던 적은 종종 있다. 아마추어를 벗어나던 고통, IMF, 2002년 코스닥 등록 실패와 구조조정, 그리고 미래를 위해 마련해둔 사옥 매각 등이 그의 기억속에 남아 있는 안타까운 장면들이다. 오치영 사장이 지란지교소프트를 차리기로 결정한 것은 대학교 4학년때인 지난 94년. '잠들지 않은 시간'으로 알려진 PC통신 프로그램을 데뷔작으로 선택한 오 사장은 지난 2001년 스팸메일차단 솔루션 시장에 진출, 현재까지 나름대로 건실한 SW기업이란 평가를 받아내고 있다. 특히 스팸메일차단 솔루션은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지란지교소프트의 간판 제품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은 많은 이들이 지란지교하면 스팸차단을 떠올린다. 나름대로 기반은 마련했다고 보기 때문일까. 오치영 사장은 SW는 한국이 도전할만한 분야라고 말한다.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강조한다. SW사업 몇 년해본 CEO들이 "한국에서 SW는 안돼"라며 회의론자로 바뀌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오치영 사장은 "한국 SW시장은 어정쩡한 시장 규모를 갖고 있어, 먹고사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결국 해외 시장에 나가야 한다"면서 "그럴려면 국내 SW산업이 성숙해져야 하는데, 덤핑이나 불법복제가 아직도 많은 것을 보면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 SW 산업의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한국이 주력해 볼만한 분야인 것은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보여주듯, SW사업 10년차인 오치영 사장의 숙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SW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 목표는 한국을 뛰어넘는게 되는 셈이다. 오치영 사장은 "조만간 일본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을 파고드는 SW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