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

끊어진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고,

achivenKakao 2008. 3. 31. 21:07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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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라면, 아마도 훌륭한 팀을 만드는 것이, 많은 꿈들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라서 그런 꿈을 위해 많은 용기를 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힘은 '인연'이라는 운명 앞에서는 너무나도 미약한 것 같습니다.
그 미약함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재작년 이때쯤이었죠.
C님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습니다.
아참~, C님의 소개를 해드리죠.
C님은 파트너 회사에서 일하시던 분이었는데, 저희 팀 멤버인 Gil님하고 함께 일하게 되었죠.
그런 와중에 C님이 기존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Gil님이 저희 팀과 함께 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평소에 웬만해서는 사람을 추천하지 않는 Gil님이시라,
직감적으로 대단한 분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만나보니 매우 훌륭한 엔지니어이셨고, 팀원들도 환영하여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C님은 기존 프로젝트의 마무리에 4개월 정도의 시간을 요청하였고,
기존 회사의 퇴사 이후에 4개월 정도 해외여행을 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하였죠.
프로젝트의 로드가 심했지만, 8개월을 기다려야 했죠.
하지만, 훌륭한 팀원을 얻기 위해서 그 정도의 배려는 해주어야 한다고 모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팀원들이 조금씩 더 일을 해나가면서 4개월을 기다리던 중이었죠.

C님의 메일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퇴사하지 않고 현재의 회사에 계속 있겠다는 이야기였죠.

많은 것을 배려하면서 기다린 후인지라, 마음속의 허탈감은 참으로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받아들이고, C님에게 축복을 드릴 수 밖에는 없는 일인 것 같더군요.
그래도, 참 마음이 아픕니다. 하하



그로부터 3개월 후, M님이 새로운 팀원이 되었습니다.
'과연 인연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시작하였는데,
우습게도 모든 일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었죠.
지금은 저희 팀의 독특한 멤버로써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고요.

지금 돌아보면,
C님과의 멀어진 인연이, M님과의 인연을 이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으로 다행이죠.

'하나의 인연이 끊어지면, 또 하나의 인연이 이어지나 봅니다.'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네요.
눈이 많이 오던 겨울이었는데,
3명이 자취방에 모여 '우리 어떤 일을 할까?' 하고 고민하던 때였죠.
G님하고 S님하고 함께 하였는데,
두 분은 정말 훌륭한 엔지니어였고, 팀에서도 중요한 핵심 멤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G님하고 성격이 비슷했기 때문에,
의견이 나올 때 마다 저와 G님이 같은 의견을, 그리고 S님이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곤 했죠.
아마도 그런 상황에 대해 S님이 상처를 받곤 하셨을 겁니다.

몇 년 후에, S님은 퇴사하여 조금 다른 분야로 이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몇 년 후에 G님 또한, 퇴사를 하였죠.
'뭔가를 해보자'는 인연은 그렇게 흐리게 지워져 갔습니다.

우습게도 1년 후에 G님은 창업 멤버로 저를 초대를 했고,
아무에게도 초대를 받은 적이 없던 저는, 그 멤버에 조인 하기로 쉽게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G님과 인연이 다시 이어지게 되었죠.

2년 반이 지나서, 그 회사는 폐업을 하게 되었고,
저는 새로운 팀을, 그리고 G님은 다른 회사로, 그렇게 인연이 또 끊어지게 됩니다.
그로부터 4년간 G님에 대한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그 인연을 다시 이어보려고 말이죠.
많은 배려와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말입니다.

그 와중에 S님은 몇 번의 회사를 거치면서,
저희 한 고객사에 입사를 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창업 멤버죠.
그렇게 평행선 같은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S님은 저희 팀에 조인하게 됩니다.
결코 합쳐질 것 같지 않았던, 평행선이 닿아 인연이 만들어 지는 순간이죠.

그리고 우습게도, 몇 달 지나지 않아, G님과 인연도 닿게 됩니다.
10여년 전에 자취방에 모였던 그 세 사람의 인연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죠.
참으로 말할 수 없는 인연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G님의 인연은 단 하루 만에 다시 끊어지게 됩니다.
4년 동안의 기나긴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입니다.

참으로 인연이란 인간이 어쩔 수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받아들이고 축복 할 수 밖에요. 하하.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일은, 10여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S님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느낄 때입니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면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면을 참으로 찾기 힘들구나 하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인연을 만들어주시는 보이지 않는 힘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함께 하는 팀원들을 하나 하나를 돌아볼 때마다,
커다란 운명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또 이야기 할 기회가 있겠죠. 하하)

앞으로 어떤 인연들이, 어떻게 이어질지
참으로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저는 전생의 저에게 진심으로 많은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네요.
덕을 쌓아주셔서, 현생에 이렇게 많은 복을 받고 있으니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 http://jamestic.egloos.com/1821142